자반고등어

 

조현순

 

잠깐 눈 붙이려는 새벽,
바다 향기가 문틈을 비집고 들어와
고소한 침을 꼴딱 삼킨다
고등어구이 냄새가 어디선가
검푸른 물살로 밀려와 나를 일으켜 세웠다
휘청거리는 몸뚱이가 냉장고를
몽땅 털어보지만
소금에 절여진 고등어가 보이지 않았다
온 집안에 비린내가 날아다녀서
잘 먹지도 않았건만 군침을 삼키며
냉장고 속을 뒤집어 놓았다  
고등어의 짭조름한 맛,
쫀쫀한 살이 감싸주는 뼈의 중심을 생각한다
밤새 뼈마디를 꼬챙이로 찌르고 할퀴는
아픔에 시달린 긴 밤, 입 안이 까슬까슬하다
밥숟갈 위에 얹으면 없던 입맛도
살아나는 고등어구이가 눈에 아른거린다
있을 때 잘하라던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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