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노을

 

문혜관 시인
1989년 사조문학 등단
시집 「번뇌, 그리고 꽃」
계간 불교문예 발행인
불교문예출판부 대표

이 세상에서 가장 서러운 영혼이
이곳에 와서
마지막 남은 순수마저
태우는 곳

하늘도 바다도 모두 비우고
어둠이 깊어지면
소쩍새 울음 하나 남기는

바다는 바다대로
밤새도록 울어대며
조개껍질에
아침 해 가득 담기면
어제를 잊고 새롭게 탄생하는
서방정토
보길도

이 세상에 가장 서러운 영혼이
이곳에 와서
마지막 남은 순수를 태우고
노을로 꽃 피우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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