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후안무치(厚顔無恥), 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말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부끄러움을 잃어버려가고 있다.
부끄러움이 없는 사회는 참으로 불행하고 슬픈 사회이다. 진실보다는 거짓이, 믿음보다는 불신이 점점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부끄러움은 우리 사회를 정화시켜 신뢰와 편안함, 즐거움과 행복으로 변화시키는 촉매제와 같다. 
스스로 자신의 언행을 부끄러워하고 주위의 시선을 부끄러워하는 것이 스스로의 삶과 공동체를 바른 행복의 길로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이 된다. 그럼에도 작금의 세태는 무엇을, 왜 부끄러워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듯하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일탈과 비도덕적인 행위, 심지어 탈법과 탐욕의 모습은, 공동체 의식으로 도덕과 규범을 지키고 법을 지키려고 애써왔던 대다수 국민들을 허탈하게 한다. 스스로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의 언행을 부끄러움으로 닦아가던 모습을 의기 소침하게 만든다.
무엇을 부끄러워해야 할까? 악행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이나 즐거움을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에 손해를 입히거나 고통, 불편함을 주는 것을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정치인, 판검사, 의사, 교수 등 사회지도층들이 부끄러워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즐거움과 만족을 얻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선행을 실천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지식과 지혜, 권력과 재물은 모두 누군가의 도움으로 얻은 것이니 자신이 지닌 모든 능력을 활용해서 도움을 주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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