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매매 합법화에 대하여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극우 정당의 밀레이(53)가 당선되었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정치 입문 2년 차인 포퓰리즘 성향의 인물이다. 과감한 스타일과 음모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비슷하다고, 현지에선 ‘아르헨 트럼프’라고 부른다고 한다. 
조간을 세세히 살피니 충격의 연속이다. 밀레이 당선자는 총기 자유화, 장기 매매 합법화, 낙태권 폐지, 동성 결혼 반대, 신생아 매매 허용, 등을 옹호한다고 한다. 특히 장기 매매 합법화는 끔찍한 상상으로 소름이 돋는다. 이 자유시장의 카오스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물론 순기능도 있다. 불치병 환자나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겐 한 줄기 빛이 된다. 신생아를 매매하거나 장기를 매매함으로 전 세계 이목이 쏠리니, 당분간 경제적 효과는 현저히 나타날 것이다. 중앙은행을 폐쇄하고 달러를 공용화폐로 사용하겠다는 것도 해외에서 장기 이식하러 몰려드는 현상을 계산한 것일까.
하지만, 무서운 연결고리가 생길 역기능은 무한대다. 일단 인간이 동물 취급당할 수가 있다. 납치의 두려움에 자유여행은 꿈도 못 꾼다. 혼자서는 외출도 무서운 세상이 되겠다. 장기 매매를 합법화하면, 빈곤의 벼랑 끝에 선 사람은 옆에 있는 인간이 재화로 보이는 악영향이 도래한다. 즉 빈민들은 장기를 팔아먹고, 사람 잡아서 장기 적출해서 팔아먹는 세상이 된다. 자유 시장 경제를 들먹이기 전에 치안이 문제다. 더구나 총기 자유화까지 허락된다면,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 사회의 안전과 질서 측면이 우려된다. 신생아 매매 합법화도 문제다. 인간이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줄줄이 생산된 물건과 다를 게 무얼까. 밀레이의 ‘과격 공략’의 배경은 아르헨티나의 심각한 경제난이라지만, 괴짜 정부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에도 ‘묻지 마 난동’ 사건 이후 민심이 흉흉하다. 되도록 밤 외출을 삼간다. 뒤에 따라오는 발소리만 들어도 몸이 오그라든다. 배달 벨이 울려도 한참 지난 후에 현관문을 연다. 엘리베이터에 젊은 남자와는 동승을 기피한다. 알고 보면 지극히 선량한 청년이겠지만, 이 불신 시대의 기조를 바꾸지는 못한다. 
요즘 세간에는 지칭 무개념에 대한 비판이  이슈다. 자유민주주의 선거 제도에서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 대한 지칭을 제대로 쓰지 않는 예의 없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이다. 책임도 질서도 의무도 없다. 이 모두 집단지성을 깎아내리는 짓이다. 
아무리 얄미워도 영부인을 지칭해서 ‘암컷’이라고 내뱉는 것은 조선조였다면 능지처참으로 다스릴 일이다. 이는 동물농장을 논할 가치도 없이 한 단계 내려 곤충의 세계로 치자면, 수컷 각다귀붙이 수준이다. 필자의 어머니가 살아계신다면, “본 데 없이 자라서 상스럽다.”고 혀를 끌끌 찼을 일이다. 게다가 두둔하는 세력도 존재하니 소가 웃을 일이다.
견제하더라도 공존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이제 총선이 다가오니 또 어떤 슬로건을 내걸고 격돌할지 궁금하다. 네 편 내 편 누구든지 포퓰리즘 성향의 개똥철학은 사양한다. 더구나 장기 매매 합법화 같은 위험한 발상의 괴짜는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며 반대해야 한다. 
경제도 중요하지만, 안전이 우선이다. 마음 놓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사회, 신뢰가 바탕이 되는 사회, 배려와 예의가 있는 사회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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