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힘든 이유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든 이유 중에 하나가 자기 관념이나 고집에 사로잡혀 힘든 경우가 많다. 흔히들 자기 관념의 틀에 세상을 꿰어맞추려 드니 자기 관념의 틀로 이해가 될때에는 세상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가도, 자기 관념의 틀에 세상이 맞지 않으면 당장 세상이 복잡하고 혼란스럽다고 한탄한다. 자기가 세상을 잘못 보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복잡한 것은 우리들의 생각이고 어리석은 것은 우리들의 마음이지, 세상은 어리석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다. 세상은 우리 생각과 상관없이 그냥 돌아가게 돼 있다.
 조금만 더워도 짜증을 내고, 조금만 추워도 히터를 켠다고 난리지만, 변덕을 부리는 것은 사람이지 날씨는 지금처럼 늘 그랬다. 늘 맑기만 해도 살 수 없고, 늘 비만 와도 살 수 없다. 맑은 날도 있고, 비 오는 날도 있고, 더울 때도 있고, 추울 때도 있어서 지금의 우리 삶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기 욕구에 맞지 않는다고, 비 오고, 덥고, 추운 것에 시비(是非)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자기를 고집하고, 자기 것을 고집하고, 자기가 옳다고 고집해서 결국 자신을 괴롭힌다. 화내고, 짜증 내고, 미워하고, 슬퍼하고, 시기하고, 우울해하는 이러한 어두운 감정들을 한마디로 말하면 ‘스트레스’로, 괴로움이다.
 자기가 자기를 사랑하고 아끼며, 소중히 여긴다는 것은 남에게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출발점이자,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자기를 고집하고, 자기 것만을 고집하고 자기 의견만을 고집하는 것은 바로 ‘자기를 학대’하는 길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정신 차려야 한다. “내가 누구인가?” 약은 아픈 사람이 먹을 때 약이지, 아프지 않은 사람이 먹으면 독이 될 수 있다. 그런 것처럼 음식도 배고픈 사람이 먹어야 음식이지, 배부른 사람이 먹으면 그것은 더 이상 음식이 아니다. 현대인들은 많이 먹고 소화제를 찾고, 많이 먹고는 살을 빼야 한다고 아우성이지만, 먹을 것이 없어서 영양실조에 걸려서 병원에 간다면 이해가 되지만, 많이 먹고 배탈이 나고, 많이 먹고 살이 쪄서 지방 제거 수술을 받는 등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누구에게 문제가 있는가? 이는 우리가 깨어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상 불평만이 많다. 집에서 아내를 봐도 답답하고, 남편을 보면 숨이 막힐 것 같고, 게임에 빠져있는 자식을 보면, 세상이 낙이 없는 것 같다. 지하철이나 기차 안에서 큰 소리로 전화하는 사람을 보면, 가서 뒤통수를 때려주고 싶고, 온통 불평불만이 가득 차 있다.
그런데 이렇게 불평불만 거리가 많은 것이 이번만 그럴까? 아니면 올해만 그럴까? 세상은 작년도 그랬고,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랬다. 내년, 내후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살아가면서 “이것만 해결이 되면, 이제 소원이 없겠다”라고 말하지만, 결코 그렇지않다. 인생은 살면 살수록 바빠지고, 살면 살수록 복잡해진다. 자유로워지기는커녕, 걸리는 것이 점점 더 많아진다. 그래서 이 세상을 고쳐서 내가 편안해지겠다고 생각하면 죽을 때까지 그리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세상은 복잡하다고 말할 것이 없다. 내가 세상의 이치를 모르니까 세상이 복잡한 것이다. 내가 이 세상의 이치를 알면 그렇게 불평불만을 가질 필요도 없다.
 모든 것은 있을 만한 것들이 있을 자리에 있고, 생길만하니까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니 일이 없어서 한가한 게 아니라 일이 많은 가운데 한가하고, 인연을 다 끊어버려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온갖 인연이 있는 가운데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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