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석

붉은 신호등으로 속도가 멈추었다
장마가 긴 꼬리를 감추고
하루 종일 날씨가 둥글고

 

폭염에 찜질할 것이라는 예보로
손잡이가 방심했다

장마도 여름휴가를 맞았지만
찜통더위 속 불안정한 먹구름이
느긋해진 선데이의 허를 찔렀다

순식간에 1열 직관 관객을 끌어모은
촬영과 동시에 실시간 상영되는 블록버스터
한 시간 넘게 눈물을 펑펑 쏟는
열연이 주연상감이다

기습 폭우를 당한
비닐우산이 망가지고
급병으로 수장되었다

한산하던 생활용품점에
밀려든 피난민들로
손잡이가 선데이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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