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 입은 영웅들”을 기억하기 위한 전적지 답사를 다녀와서

상명대학교 국가안보학과 1학년 
최치헌

 

2023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제복 입은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직접 체험해 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 동안 상명대학교 국가안보학과 입학 이후 미래 초급장교로서 많은 배움과 의미 있는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12월 1일부터 2일까지 1박 2일 동안 국가보훈부 지원으로 진행했던 전적지 답사는 가장 보람되고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대부분 1학년과 소수의 2학년으로 구성된 25여 명은 용산 전쟁기념관 방문을 시작으로 춘천과 홍천, 지평리를 방문했다. 이번 전적지 답사는 지난 7월과 8월에 국가보훈부가 진행했던 “제복의 영웅들” 행사의 일환이었다. 답사 첫째 날이었던 12월 1일 오전 9시 우리 일행은 용산 전쟁기념관을 방문했다. 이전에도 여러 번 이곳을 방문했지만, 유난히 맑은 겨울 하늘에 UN군 16개 전투병 참전 국가들의 국기가 힘차게 펄럭이었고 인상적이었다.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이름이 새겨진 입구에서 단체 사진을 찍으면서 자유와 평화를 지켜낸 국군과 UN군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되새겼다. 
이어 그림으로 이해하는 세계전쟁사 강의시간에 윤지원 지도교수님께서 자주 언급하셨던 소양강이 내려다보이는 춘천지구전적 기념관을 처음으로 방문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6·25전쟁 당시 우리 국군의 첫 승리였던 춘천지구 전투에서 희생한 고귀한 영웅들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정전협정 70주년과 6.25전쟁 발발 73주년을 맞아 6사단 청성부대 김종오 대령의 경계를 늦추지 않은 전투태세준비와 정신교육의 유비무환 정신, 심일 소령의 고귀한 희생과 용기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절실하게 깨닫는 계기가 됐다. 춘천지구전투 기념비 앞에서 참배와 묵념을 한 뒤 에티오피아 6·25전쟁 참전 기념관으로 이동했다. 
대부분 우리 일행은 에티오피아 참전 기념관을 역시 처음으로 방문했다.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기념관에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에 대한 영상을 보면서 잘 알려진 당시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가 직접 파견한 “초전박살”을 뜻하는 강뉴부대(kangnew)의 파견 과정과 활약상에 대해 세세하게 배울 수 있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낯선 이국땅 대한민국의 자유 수호를 위해서 죽음을 각오한 결사항전의 의지, 그들의 253전 253승의 아프리카 영웅들의 백전백승 신화에 감사와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북한군에게 ‘Ghost’라 불리던 강뉴부대는 6.25전쟁 당시 아프리카의 유일한 지상군으로 대대급 부대였다.
계속해서 조금 늦은 오후 우리는 월남전 참전 기념관을 방문하는 좋은 기회를 갖었다. 그곳에서 각종 당시 무기 및 생생한 사진 등 월남 파병의 역사와 우리 국군의 월남에서의 맹활약은 물론 구호 및 인도주의적 활동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특히 월남전의 “진정한 영웅” 채명신 장군님의 헌신적인 리더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다. 필자는 그의 유언에 따라 서울 현충원 월남 참전용사 묘역에서 부하들과 함께 영면 있는 장군님의 묘역을 조만간 직접 방문해보기로 했다.  
답사 둘째 날이었던 12월 2일 우리는 지평리전투 기념관을 방문했다. 사실 평소 꼭 방문해보고 싶은 곳이었다. 지평리 전투에서 만약 국군과 UN군이 중공군과 북한군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Freedom is not Free”!을 다시 상기해보면서 당시 맹활약을 펼쳤던 프랑스 외인부대와 미군의 활약과 프랑스의 랄프 몽클레르 장군이 참전을 위해서 육군 중장에서 중령으로 스스로 계급을 낮춰 참전했다는 얘기를 다시 들으면서 더욱 큰 감명을 받았다.
이번 전적지 답사는 지도교수님과 동기생들과 함께 국군의 호국정신뿐만 아니라 UN군 16개 참전용사들의 결사항전과 자유 수호에 대한 의지를 직접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었다. 이제 대한민국은 6.25 전쟁의 참상과 폐허 속에서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우뚝 성장했다. 굳건한 한미동맹과 국가안보의 중요성,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파병 군인들의 용기와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마련해준 국가보훈부의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지속적으로 대학생 대상 전적지 답사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확대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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