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 Be Ambitious!”라는 말을 학창시절에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도 거의 없는 듯하다. 교육학자인 윌리엄 클라크가 말한 내용의 전문은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돈을 위해서도 말고, 이기적인 성취를 위해서도 말고, 사람들이 명성이라 부르는 덧없는 것을 위해서도 말고 단지 인간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얻기 위해서”라고 되어 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야망이란 크게는 더 높은 사회적 명성과 지위, 부를 추구하라는 의미로, 작게는 명품 옷을 걸치고 좋은 차를 타고 건물주가 되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으로 여긴다. 이를 위해 더 나은 대학과 더 나은 직장을 목표로 달리다 보면 야망은 야수가 되어 우리 가슴에 비수를 꽂고 결국 좌절과 분노의 늪으로 빠뜨리는 경우를 얼마나 많이 봤는가. 그래서 진정한 야망의 사례를 보면서 나 자신에게 “야망”은 어떤 의미였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리라.
은퇴를 선언한 지 10년 만에 애니메이션 영화 ‘그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들고 영화계로 돌아온 82세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아름다움과 추함이 혼재된 부조리한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진정한 친구를 발견하는 것이라는 팔순 노인의 메시지야말로 인생이라는 스펙트럼을 통해서 얻은 귀한 진리이기에 그들만이 아닌 우리가 추구해야 할 야망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은 수도승처럼 최소한의 물질적 생활을 하고 남은 재산은 모두 사회에 기부한 무소유의 억만장자들, 주위 사람들에게는 구두쇠로 보였지만 아무도 모르게 전 재산을 기부하고 자신은 임대 아파트에서 생을 마친 ‘자산 사업계의 제임스 본드’라 불린 ‘면세점 (DFS)’ 거부 찰스 척 피니, 비영리 환경단체에 회사 지분 100%인 4조 원을 기부하면서 ‘이제는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라고 말한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 회장. “내게 필요한 것은 점심과 저녁에 먹을 흰쌀밥 두 그릇 뿐”이라며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한 홍콩 영화배우 주윤발 그리고 손녀 대학 학비 1만 달러만 남기고 전 재산을 교육, 사회사업에 기부하라고 유언한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 박사가 그 주인공들이다. 평생 농사만 짓다 뒤늦게 한글을 깨우치면서 정성스레 쓴 한글을 폰트로 바꾼 칠곡 할매글꼴 ‘수니와 7공주’라는 힙합 그룹을 만들어 뮤직비디오까지 찍은 평균 나이 85세의 칠곡할매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칠곡 할매의 소망에 대한 집념과 열정 그것이 주는 기쁨을 오롯이 즐길 줄 아는 여유야말로 중년들이 가슴에 지녀야 할 야망이 아닐까 싶다.
이렇듯 야망의 청사진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단순하다. 물질적인 부를 기반으로 한 성공이나 이기적인 탐욕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과 남을 배려하는 이타심을 키워주는 영양제가 바로 야망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욕망과 야망 사이에서 당신은 어느 쪽에 설 것인지를 묻고 있다. 
2024 갑진년 올해 아름다운 향기가 물씬 풍기는 야망이 우리 자신과 나아가 사회에 가득하기를 바래 본다. 시작이 반이라고 우선 지난해 고생한 나를 토닥이며 나에게 주는 선물을 준비해 보자. 나에게 맞는 청사진이 담긴 나만의 야망을 적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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