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게 바라보기

그림 한 점을 선물 받았다. 벽에 못을 치고 걸기가 내키지 않아 거실 바닥에 놓고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흘러 먼지를 닦아 내면서 의자 위에 올려놓았다. 햇살이 좋은 어느 날 드디어 그림을 벽에 걸었다. 그런데 그림은 걸기 전과 아주 많이 달랐다. 바닥에 두고 보았을 때와 의자에 놓은 채 바라보았던 느낌, 벽에 걸렸을 때, 서서 볼 때와 앉아서 볼 때와 누워서 볼 때의 느낌은 사뭇 달랐다. 그림 한 점 놓고도 어느 위치에서 바라봤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마음이 요동친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것도 어디서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에게 다른 모습으로 인지되는 건 아닐까. 어느 누구를 어떤 입장에서 바라보느냐의 차이는 그림 한 점 놓고도 다양한데 사람을, 상황을 바라보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 않겠는가.
아무도 그 사람이 겪은 상황에 처해 보지 않고서는 각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누군가를 바라보고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이야’라고 규정한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 쉽게 세상을 바라보는 오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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