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나무


눈이 녹는 산
얼음 밑 물소리는 
하염없는 날에
내 이 뭣고? 이 뭣고? 할 때마다
창밖의 늙은 매화나무
뾰죽뾰죽 잎이 돋더니,
잎이 돋아 점점 우거진 가지
휘어지고 부러지기도 하더니,
가지를 흔드는 가을바람에
나보다도 먼저
한 소식을 했나 
내 이 뭣고? 이 뭣고? 해도
이제는 그 우거진 잎들 다 떨구고
한 잎도 없는 매화나무가 되었으니

 

청화 스님
·1977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집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제1회 불교문예문학상
·정릉 청암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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