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읽는 입

말은
무엇이 여물어
떨어지는 열매인가
강사의 말에는
반딧불이 번쩍거리고
선사의 말에는
번갯불이 번쩍거린다
하늘의 달 하나
함께 볼지라도 
經을 읽는 입에서는
반딧불이 나오고
침묵을 읽는 입에서는
번갯불이 나오는 것인가

 

청화 스님
·1977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집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제1회 불교문예문학상
·정릉 청암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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