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김희경
김희경

 

소율(본명 김희경)
·<예술세계>로 등단
·국민대 강사 역임
·시집: 『브래지어가 작아서 생긴 일』 , 『내 얼굴 위에 붉은 알러지』 .


강가의 돌틈들 사이 겨우내 딱딱하게 얼어붙어 있던, 햇살이 총구를 들이밀어 꽃들의 성감대를 자극해온다, 숲은 책장을 펼쳐 들고서 지문 속 활자들을 분해해가기 시작하였다 바람은 쉬지 않고 푸른 화살촉을 날리고 있고 마침내 꽃들, 진격의 개시 명령을 대기하고 선 들녘 한 구석에서 오르가즘에 오르기 직전, 나직하게 연인의 밀어처럼 속삭여오는 음악의 선율, 아다지오, 그것은 아마도 봄날같은 사랑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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