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산당 부도 탑

배코 친 머리 위로
햇살이 깃들면
한 송이 꽃이 되었다.
아니 꽃보다 눈부신
금강석이 되었다

경내가 찌렁찌렁 울리는 날엔
선방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솔바람 붉은 동백만
빙그레 웃고 있을 뿐 이었다
뜰에 풀이 돋기 무섭게 뽑아내도
곧 낙엽이 몰려와
수련거리가 무섭게 쓸어냐야 했다.

잡념의 싹이 자라는 것을 못 보던
대쪽 같은 스승
장조불와로 일생을 마친 수도자
부도는 사리로 굳어 선정에 들었다.

문혜관 시인
1989년 사조문학 등단
시집 「번뇌, 그리고 꽃」
계간 불교문예 발행인
불교문예출판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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