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유원지

장흥에 살던 텃새 한 마리
인간들끼리 잘 먹고 잘 살아라
울부짖으며 산을 넘는다.

냇가에 살던 가재 한 마리
더 높은 계곡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인간들끼리 잘 먹고 잘 살아라 한다.

터 잡고 살던 소쩍새가 밤낮을 잃어버려
낮에 울다 밤새울다.
눈과 목이 벌겋게 부었다

텃밭 갈고 살던 사람은 도회지로 떠나고

그 곳에는 번쩍이는 불빛아래
음악 소리만이 밤낮을 모르고
쿵덕쿵덕 난리법석이다.

문혜관 시인
1989년 사조문학 등단
시집 「번뇌, 그리고 꽃」
계간 불교문예 발행인
불교문예출판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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