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 눈오는 날

이 세상 가장 순수한 영혼이
여기 와서 꽃이 된다. 하얀 꽃이

미시령에 올라서 동해 바다를 바라보면
시인은 시어를 잃어버리고
화가는 그림을 잃어버리고
그것뿐인가
리듬을 잃어버린 음악가

백설에 갇힌 설악에 와서
누구나 꿈을 꾼다 하얀 꿈을
까만 가슴을 열어
동해 푸름 물에 뛰우고
먼 산 백설에 눈을 뜬다.

이 세상 가장 순수한 영혼이
여기 와서 꽃이 된다 하얀 꽃이

문혜관 시인
1989년 사조문학 등단
시집 「번뇌, 그리고 꽃」
계간 불교문예 발행인
불교문예출판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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