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聖)스럽게 승화될 때 아름다운 성(性) Me too 운동

한 상 림 작가
쪾한국예총 예술시대작가회장 역임.
쪾예술세계 편집위원

요즘 여기저기서 불거지고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 Me too’ 운동은 또 하나의 사회혁명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미투’는 ‘나도 고발 한다’는 뜻으로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우리는 함께 연대할 것’이라는 메시지 전달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미투 운동’은 다시 해외로 확산되고 있다. 요즘 미국의 성폭력 생존자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피해 경험을 고발하고 있다.
미국은 성폭력의 심각성을 2006년도에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제안했다. 그리고 2017년 10월 폭로된 하비와인스타인의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빠르게 확산하게 되어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터지기 시작했다. 주로 직장이나 크고 작은 단체 등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권력형 성폭력에 주목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영미 시인의 ‘괴물’이라는 시를 시작으로 문화예술계 전반인 연극, 문학을 비롯해 대학가와 의료계, 법조계, 공무원, 정치인 등 전 분야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서 가해자가 궁지에 몰리자 결국은 자살까지 하는 참으로 심각하고 수치스러운 현실이다.
성추행이나 성폭행 대부분은 권력형 상하관계에서 많이 벌어진다. 그러나 사회의 그늘에 감춰져 있는 다문화이주여성들과 북한이주여성들은 아직 말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작업장에서 주인이나 윗사람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하면서도 불법체류와 같은 불이익 때문에 사회에 노출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꽃이 피고 향기가 나면 벌과 나비가 찾아오는 건 식물이나 동물이나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동물이나 식물과 달리 사람은 지혜로운 이성(理性)을 가진 동물이기에 충동과 자기감정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지 않은가? 그런데 하물며 권력을 이용해서 함부로 성적인 장난이나 폭력을 맘대로 행사하고 휘두르면서 마치 오래된 관행이나 관습처럼 합리화하면서 변명하는 사람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여성가족부에서 매년 “양성평등의 날”을 정하여 남녀 (男女) 양성평등을 주장하면서 대한민국에서 그나마 의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숨어있는 퇴폐행위가 암적 존재처럼 아직도 각 곳에서 오랜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는 것은 참으로 한심하고 수치스럽고 분개하지 않은 수 없다.
성적(性的)인 피해자들은 그들이 겪었던 수치심과 가슴앓이로 그동안 침묵 속에서 ‘미투 운동’을 통해 터트리기까지 참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말을 하면 그 사람 역시도 절대 권력자를 건드리면 오히려 자기에게 피해가 올까봐 공범자가 되기도 하고, 자기 꿈을 접어야하기 때문에 도움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연쇄적인 고리를 물고 있었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호소를 하여도 계란으로 바위치기였으니 그동안 겪었을 트라우마로 인한 우울증은 또 얼마나 컸을까.
용기 있는 여성들이여, “with you”, 그대들로 인하여 이 사회가 점점 밝아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픈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더 이상 상처 받지 않도록 이 사회의 남녀노소 모두가 각성하고 그야말로 성(性)은 아름답고 성(聖)스럽고 사랑의 행위가 되도록 인식하고 깨달아야만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심리적으로 성폭력 빈도도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에 봄이 되면 성폭력 범죄까지 증가하게 된다고 한다는데, 올 봄에는 ‘#미투 운동’으로 인하여 피해자 수가 급격이 감소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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