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느 때부터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았을까? 나는 대체로 무슨 일이건 자신감보다 주저하는 것부터 빨랐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꽤 괜찮은 스펙을 살아놓고도 그것이 내게 상당한 무기라는 사실을 몰랐다.
좋게 말하면 겸손이지만, 실은 손에 든 떡이 제 것 인줄 몰랐다는 무지와 무감이었다.
기적이라도 일어나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잽싸게 바꿔 자신 있게 살 수 있을까.
나의 수명은 다해가고, 남은 것은 아픔밖에 없다. 오복의 하나에 “아름답게 죽는 것”이 들어 있다. 우리 모두 착하게 살다가 복되게 죽기를 바란다. 죽고도 손가락질을 받아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 많은 인연들을 만난다. 그리고 어떤 인연들을 만나느냐에 따라 삶이 결정된다.
여행 중 우연히 기차의 옆자리에 앉게 되어 대화를 나누다가 부부의 연을 맺기도 하고, 길을 잘못 들었는데 뜻밖의 행운을 만나기도 한다.
어떤 인연 복을 만날지는 알 수가 없다. 설사 나쁜 인연을 만난다고 해서 투덜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모든 것은 결국은 내가 지은 나의 인연 복을 그대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서대문자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