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대표 “생각하고 말하라”

지난달 23일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국회자살예방포럼에서 “자살 얼마나 심각한가?”라는 주제로 제1차 세미나가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날 아침 노회찬 의원의 자살 뉴스가 타고 전국을 강타했다. 나와는 정파를 달리해도 진보진영의 노회찬 의원같은 국회의원이 많아 지는 것은 보수우파에겐 큰 도전이 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고 그에 대응해서 더 공부하고 더 실천적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명인사의 자살은 전세계 자살률 1위인 우리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는 두 아이와 조문을 다녀왔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을 했을 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무리 힘들어도 자살을 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하는 소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차에 홍준표 전 대표가 SNS에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자살을 미화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쓴 발언이 또 한 번 인터넷을 달궜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지도층 인사는 말을 조심해서 해야 한다. 홍대표의 발언은 보수의 품격에 또 한 번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른 후 신중하게 자신의 뜻을 이야기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홍 전대표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大丈夫 一言?出, ???追(대장부 일언기출 사마난추)”는 논어에 나온 말로 ‘대장부로서 한번 뱉은 말은 네 마리의 말도 따라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말하는 것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그간 홍대표가 했던 말이 다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말하는 방식이나 표현이 지도자답지 않아 더 문제였다.
우리 속담에 “말 많은 놈 쓸모 없다” 또는 “말 많은 집 장맛이 쓰다”고 해서 말 많은 것을 경계했다. 공자는 “옛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은 자기의 실천이 그 말에 미치지 못할까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에 비추어보면 홍준표 대표가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얼마나 책임을 지고 또 그렇게 제대로 살았는지 많은 국민들은 의문시하고 있는 것이다.
어렸을 적 아버지는 “말이 작아서 소리를 듣되, 말이 많아서 소리를 듣지 말라”고 가르쳐 주셨다. 그래서 그런지 말하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 대중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많이 어색했다. 그렇지만 자주 나서고 발표를 하다 보니 조금씩 낳아졌지만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몸속 깊이 베어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술자리에서는 왠지 많은 말들이 오고간다. 며칠 전 정치하는 후배, 그리고 지인들과 저녁하면서 맥주를 곁들였는데 그 때 다시 한 번 말좀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8개월 전 정치하는 사람에게는 함께 정치할 수 있는 ‘조직’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후배는 그 말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조직활동을 강화하겟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말의 영향력이 새삼 크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문제는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많은 말이 오갔다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이해, 신뢰, 대화의 배경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오해할 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 서로에 대한 공감대가 없으면 말들이 서로의 관계를 해치는 그런 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홍 전 대표의 발언이 국민들과 신뢰관계가 없으니 그런 꼴이 되어 버렸다고 생각한다.
홍 전대표는 더욱 생각하고 말해야 할 것이다. 다시 정치를 하려거든 국민들과 주파수 맞춰 소통하는 법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그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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