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감정 기복이 심하다

한국인들은 참으로 감정기복이 심한편이다. 신나는 일이 생기면 기염을 토하고, 조금 나쁜 일이 생기면 낙담해서 어쩔 줄을 안다. 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세상이 온통 날이 선 듯 예민해져서 조금 못마땅한 일을 봐도 그냥 넘어 가지 않을 성 싶다. 더구나 인터넷에 “댓글”이라는 익명성 게시판이 있어서 충동적 공격성을 여과 없이 쏟아내는 사람이 많다.
“우리 선수들은 잔뜩 겁을 먹고 있다. 한국 대표 팀은 몇 시간 뒷면 피파랭킹1위와 대결을 해야 하는데 전차군단 독일 팀이 아니라 네티즌들의 무차별적인 언어폭력에 더욱 시달리고 있다.” 지난 6월말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차범근 전 감독이 한 말이다. 사실 월드컵 시즌만 되면 선수들은 매번 영웅의 지위에 오르기도 하고, 죄인으로 전락하기도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요즈음 “워마드 논쟁”을 둘러싼 남자혐오와 여자혐오 사이의 극단적 “혐오전쟁”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어느 한 쪽의 의견에만 찬반(贊反)과 호불호(好不好)를 드러낸 채 무비판적인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세태가 뜻있는 이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비에도 지지않고”의 주인공처럼 중도(中道)를 지키며 살 수 없어도 엉뚱한 곳에다 자신의 못난 감정을 폭파시키는 일은 건강한 사회의 성숙한 시민이 취할 태도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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