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납북자 문제 더 많은 관심 가져야

북은 탈북자들에 대한 신변위협 중단해야

“봄이 온다” 개선되는 남북관계의 상징어다. 지난 6월 12일 여름 초입에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미 대통령 트럼프와 북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 북미정상회담을 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보기도 했다. 꼿꼿한 김 위원장의 모습에서 그들이 긴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여름은 무더웠고 비핵화 협상을 하고 있는 북미 간에는 지금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는 미국의 공세에 대해 북한은 어떤 식으로든 제재를 뚫고 협상에서 높은 고지를 차지하려는 기세 싸움은 여름이나 가을이나 똑 같다.
10.4 선언 평양 기념식에 참석한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11년 전 고 노무현 대통령이 심어놓은 나무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행사를 준비했던 노무현 재단 측은 노 전 대통령 생가 등 6곳의 흙과 물을 12개의 플라스틱 통에 담아와 소나무 주변에 뿌렸다고 한다.
조장관의 눈물 보도를 보면서 정부가 납북자들의 슬픔은 알고 있는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현재 북한에 납북된 숫자는 516명에 이르고 있으며, 2013년 이후 최근까지 억류된 우리 국민은 탈북자 포함해서 6명이다. 그들에게 최근 남북회담의 소식이 얼마나 전해질지 모르지만, 만약에 이 사실을 안다면 자신들 이야기는 한마디도 안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나 통일부 장관에게 얼마나 섭섭할까.
미국은 지난 5월 폼페이오가 북한을 방문하여 미국 국적의 3김씨를 데리고 귀국했다. 2014년 11월에는 제임스 클래퍼 미국 정보국장이 북한으로 가서 “캐네스 배”등 2명을 석방시킨 적도 있다. 일본도 틈만나면 미국에게 북한에 가 있는 일본국적의 납북자 송환에 힘을 보태달라고 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가 개선된 지난 1월 이후 현재까지 납북자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그 선언을 살펴보면 제 1조 5항에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한다’고 합의했다. 그 조항에 근거해서라도 우리는 납북자 송환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북한은 탈북자들에 대한 신변위협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북한 출신 외교관인 태영호 공사에 대해 “인간 쓰레기” 운운하면서 위협했다. 그리고 “태공사가 국정원 산하 연구원에서 활동하는 건 판문전 선언 위반이므로 남북 고위급 회담 중단을 포함한 험악한 사태가 올 수 있다”경고까지 했다.
탈북자들도 우리 국민인 만큼 정부는 이들에 대한 북한의 공세와 비난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어야 한다. 그렇지만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은 외신과의 인터뷰에 “인권은 국제적으로 압박한다고 해서 인권 증진의 효과가 바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북한 인권과 관련하여 현재에는 우리 정부가 할 일이 없다는 것으로 들렸다.
대통령의 인식이 이러하니 2016년 3월 북한인권법이 통과된 지 만 2년 6개월이 지났음에도 북한인권재단조차 출범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그 법에 의해 북한 인권증진을 위한 각종 실태조사, 기본계획 등을 담아 국회에 제출해야함에도 늑장 제출에 실현성 없는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다. 의지가 별로 없는 것이다.
세상일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납북자와 북한 인권에 대해서도 우리가 할 말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이 흐른 후 언급을 한다면 북한은 남북관계를 파탄내기 위한 도발이라고 노발대발 할 것이 분명하다.
정부가 남북관계의 한 쪽에서 소외되고 있는 납북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노력을 병행할 때 우리의 남북관계는 좀 더 지속가능할 것이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서대문자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