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

어느 해 정월 열 하루 날
육십 평생 기대 살던 곳 떠나시던 날
상여는 읍내를 향하여 세 번 절하고
곡창선을 휘돌아 떠나갔다

내 손에서 목탁이 울고
곡창산 쩡쩡 울리도록 소리쳐 울고

차마 정든 곳 못 잊어
다리목 멈추어 설 때
노자 없어 저승에 못 가신다고
큰 사위 앞세우고 둘째, 셋째 앞세우고
그렇게 달 건너 떠났다
이제 가면 언제 오느냐
상여꾼들의 설운 소리에
따라가지 못한 엄니는 목 놓아 울었다

그날따라 앞산 해는 붉은 노을 만들어
더디고 더디게 넘어갔다

곡창 산골에서 태어나
곡창 산골에 묻힌 아버지
5남3녀를 남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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