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에 대한 재인식

한 상 림 작가
한국예총 예술시대작가회장 역임.
예술세계 편집위원

2018년도 한 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사회면에서 터지고 있는 불행한 뉴스들을 접하면서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특히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폭력에 시달리는 여러 사례들이 이슈가 되어 떠돌고 있다. 새해에는 이러한 문제들을 줄여볼 수 있는 정부의 대책을 기대해 본다.
올해 다문화가정 자녀가 약 12만 명으로 6년 만에 3배가 늘었다는 통계가 발표되었다.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저출산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큰 고민거리 앞에서 다문화 가족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여성가족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다문화 자녀의 6만 명 중 5%가 왕따나 폭력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고 하였다.  지난달 13일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옥상에서 다문화 중학생이 동급생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면서 추락사고로 사망하여 우리의 시선을 안타깝게 하였다.?또한 다문화 여중생이 직접 쓴 편지글을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폭력에 시달렸는가를 알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시달리면서도 말을 할 수 없었던 한 여학생이 쓴 일기에서, 옷을 빼앗아 감추거나 피부에 매직으로 낙서를 하면서 학교가기가 두려웠다고 한다. 이런 학생들이 한 둘이 아니라 생각한다.
인종과 국가, 즉 피부와 얼굴 생김새가 조금 다르다 하여 왕따를 당하고, 혹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문화를 잘 알면서도 비교를 당하면 그들이 온전하게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그것은 아마도 오랫동안 우리 민족이 예로부터 단일민족을 자랑스럽게 주장해 온 우리만의 정서일 수도 있다. 아직은 다문화가족이 우리와 같은 국민으로 동등하게 대우를 받고 인정받으면서 살아가기에는 국민의 의식이 낮은 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농어촌에 다문화가족들이 더 많이 살고 있는 실정이다. 그것은 농촌 총각들과 결혼을 꺼리다보니 다문화여성들이 그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다문화여성들의 고부간 갈등을 다룬 T,V프로를 보면서 특히 동남아 여성들이 한국에 와서 한국문화에 적응해가는 과정과 문화 차이로 인해 빚어지는 갈등 등 다양한 삶의 모습을 많이 보아왔다.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다문화여성들이 더 많은 편이라 참으로 안타깝다. 그러한 환경에서 아이를 둘 셋 이상 낳아서 기르며 한국문화에 적응해 가는 것도 어려운데 자녀들이 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면서 겪어야하는 갈등과 방황에서 비롯하는 상처를 감싸주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문화 차이로 인한 오해로 갈등이 깊어지면서 젊은 2-30대 나이에 4-50대 한국 남성에게 시집와서 심지어 그 남편에게 살해를 당한 필리핀 젊은 여성의 사망 소식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을 우리가 방관만 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정부에서 다문화가족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필자가 소속해 있는 구에서는 그나마 다문화센터가 잘 운영되고 있다. 새마을부녀회의 봉사 중 한 부분이 다문화 이주여성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면서 미약하나마 도와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다문화센터장과 수시로 교류를 하고 그들을 위한 다양한 소통을 하고도 있다. 하지만 이주 여성들 대부분 직업을 갖고 있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다보니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필자가 주장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가 ‘다문화’라는 용어에 대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다문화’ 보다는 다른 용어로 바꾸었으면 한다. 그들에게 ‘다문화’라고 불러주는 것 또한 그다지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문화인이라는 이미지 보다는 대한민국 국민과 동등한 한국인이라는 뜻을 가진 새로운 어휘로 바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들이 우리와 하나 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애로사항에 귀 기울이면서 ‘우리는 하나’라는, 국민들의 인식도 바뀌었으면 한다. 
2019년 기해년에는 아름답고 훈훈한 다문화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가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소식들이 많이 전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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