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많을 수록 좋다

나이 먹은 신호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마음 한구석에 외로움이 쌓이고 만다. 하긴 작년에는 느끼지 못했던 나이 먹은 것을 느껴보지 않았던 것이 금년에는 왜이리 가슴이 저려오는지 모르겠다. 아마 고요함과 적막함이 아닌가 싶다.
이젠 느슨한 넉넉함을 이제야 가슴에 지닐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죽했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 가슴이 울컥했다.
철들자 망령이라는 말이 생각나고 깨달음을 얻으면 갈 때가 된다는 말도 떠올라 서글픈 마음이 들어서인지 무심코 바라본 은행나무 밑에 쌓인 낙엽들이 무덤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서 후다닥 정신을 차리고 대문을 나섰다. 내가 만일 저 낙엽더미에 누워 있다면 어떨까.
아마 간절함이 내 가슴을 그곳으로 밀어붙이면서---. 그 속으로 들어가 땅 속 깊이 묻히고 싶었다. 그래서 후다닥 정신을 차리고 가을이 주는 마지막 인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다. 아마 베네치아로 딸을 찾아간 것이 오래 전이다. 그 딸이 아버지 돈좀 벌게 아버지는 이곳에 안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왜 안 왔으면 좋겠냐고 반문하자 딸 아이가 대답하는 말은 아버지는 돈을 너무 많이 쓴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큰 딸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는 생각은 돈을 안쓰면 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돈을 많이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온갖 잡동사니 다 싸고 선물도 많이 챙기고 나니 돈을 너무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스스로 위로하면서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 것은 나도 인간이니까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서 몇 년이 흐른 오늘까지 딸 아이를 찾는 것을 잊어 먹은 것은 아니까?

 

키워드

#N
저작권자 © 서대문자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