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독설

가만히 돌이켜보니 괜찮은 스펙을 쌓아놓고도 그것이 내게 상당한 무기라는 사실을 몰랐다. 좋게 말하면 겸손이지만 실은 손에 든 떡이 제 것인 몰랐다는 무지와 무감이었다.
기적이라도 일어나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잽싸게 자세를 바꿔 자신있게 살 수 있을까. 나의 수명은 다해가고 남은 것은 통증밖에 없는데 말이다.
병원을 나선 길거리에 빗줄기가 많이 내린다.
“그는 위선과 허풍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다.” 링컨이 대통령 취임식 때 인용한 성경구절이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면 비판하지 말라”고 했다. 영국 첫 여성 의원인 에스더가 처어칠 총리에게 “내가 당신 아니라면 커피에 독약을 타겠다”고 했다. 처어칠 총리는 “내가 당신 남편이라면 그 커피를 즉시 마셔버리겠다”고 응수했다. 에스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우둑커니 바라보았다.
처칠은 상대방 독설을 유머로 무색하게 만드는 재주가 능했다.
독설을 한 번 쯤 떠올린다면 정치인들의 싸움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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