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항상 보름달이다

우리는 때에 따라 초승달, 반달, 보름달, 그믐달 등으로 부르고 있지만, 사실 달은 항상 보름달인 것이다.
우리의 눈에 이지러지거나 반쪽짜리로 보인다하더라도 달 자체가 이지러지거나 반쪽 난 것은 아니다. 그림자가 가려서 그렇게 보일 뿐이다.
달은 항상 크고 밝고 둥글다. 행복은 달의 본모습처럼 이미 매일 와 있는 것이 아닐까?
매일 매일을 크고, 밝고, 둥글게 살아갈 수 있건만 언젠가 크고, 밝고 둥글게 살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바로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과 웃음을 유보하고 좀 더 풍족한 생활과 좀 더 원만한 관계와 좀 더 많은 소원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행복한 웃음을 웃을 수 있으리라고 스스로 위안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런 날은 마치 대보름달처럼 일년에 단 한 번 순간적으로 지나가버리거나 아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달은 항상 보름달이다. 일년에 단 한 번인 대보름달만 즐기고, 눈에는 초승달 혹은 반달로 보이는 가짜 달에 속을 것인가? 실은 매일 보름달인 진짜 달을 즐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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