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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철 칼럼 78정두언 의원’이 그리운 이유
황일용 발행인 | 승인 2019.09.20 14:16

김 수 철
(전 서울시의원)

“참 아까운 사람이야.” 많은 사람들의 평가다. 정치적 이해를 떠나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는 몇 안되는 정치인이었다. 그는 당파를 떠나 항상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합리적 보수주의자였다.
조국 장관 임명을 두고 제 1야당의 황교안 대표는 삭발을 했고 정부 여당과 정의당은 조국 감싸기에 여념이 없다. 조 장관은 검찰 개혁을 앞세워 정의의 사도처럼 행세하고 있다.
여야의 전쟁, 조국과 검찰의 전쟁 속에서 나라는 갈피를 못 잡고 있으며 여야는 총선을 앞두고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해 버렸다. 정치 부재는 심화되고 혼돈이 오래갈 기세다.
좀 더 훌륭한 정치인이 있어서 방향을 잡고 나라가 바로서길 국민들은 고대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기에 정두언 의원이 더욱 생각나는 것 같다.
그가 행정고시 합격 후 총리실 정무비서관, 서울시 정무부시장, 3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체득한 정무감각과 문제간파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날이 서 있었다.
소신파 정치인의 ‘쓴소리’는 정치를 보는 ‘눈’에서 출발했다. 정치는 사유(私有)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재(Public goods)라는 인식. 2008년 65세 이상 공천하지 않겠다는 당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형님을 예외로 하려고 하자 이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55인 서명사건’을 주도한 것도 다 그 때문이었다.
현실적 이득보다 공정한 원칙과 기준을 중시한 것이다. 그 선택으로 사찰과 압박, 회유 등 순탄하지 않는 길이 시작 되었다.
그리고 자신이 말한 것을 지켜야 한다는 ‘언행일치’를 강조했다. 너새니얼 호손이 만년에 쓴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 이야기를 자주 했다. 끊임없이 자기를 연마하고 훌륭한 사람을 닮기를 원하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처럼 된다는 것.
아무도 정치인을 존경하지 않는 사회에서 그는 존경받는 정치인이 되고자 ‘선공후사’ ‘초지일관’ 등 올바른 신념을 세우고, 적어도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제대로 정치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알고서 ‘정치인은 사람을 키워야 한다’며 후배들에게 많은 역할을 내주었다. 37세의 젊은 당직자였던 필자에게 서울시의원으로 정치입문 기회를 준 것도 그런 연유였던 것 같다.
사람의 향기가 나는 정치인이었다. 재수생을 위한 장학금 이야기다. 지구당 민원인의 날에 홀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가 찾아오셨다.
자신의 아들을 재수 시키고 싶은데 너무 형편이 어렵다는 하소연을 하셨고 정 의원의 지시로 후원인을 찾아 목동의 재수학원에 등록시켜 준 일이 있었다. 이후 그는 서울의 유명 사립대에 입학했다.
“우리는 왜 대입에 성공한 사람만 장학금을 주고 재수생을 위한 장학금은 없는 걸까”라고 하면서 패자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관심을 갖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 걸 강조했다. 그 일을 계기삼아 형사보상금 6,800만원을 재수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현재 우리 우파 진영은 탄핵이후 리더십의 위기에 처해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과 인물 부재의 시기다. 통합과 혁신을 위한 새로운 상상력과 혁명적인 사고가 절실한 시점이며, 보수의 세대교체도 필요하다.
보수우파의 암흑기를 지나면서 그간 ‘등불’ 역할을 한 정두언 의원이 생각나는 이유다. 통찰력, 합리성, 인정, 강고한 기득권에 굴하지 않고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정면으로 돌파했던 ‘정두언 정신’에 시대를 여는 길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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