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황 일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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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부단히 움직이는 생물이다. 그런가

하면 정치인은 배신을 먹고 사는 직업인인가 싶다. 정치인은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이 난다. 정치인은 정치를 전문적인 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 정치쟁이나 정치꾼은 그들 중 공익에 봉사하기보다는 사리사욕을 앞세우고 국가의 미래 대신 자신의 앞날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사람을 지칭한다.
4월 총선이 다가오자 여야 각당내 경선 투쟁이 극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경선이 곧 당선이라는 전제하에 열심히 뛰고 있으나 산넘어 산이 기다리고 있다. 후보들은 전초전을 치러 승리하더라도 본 선거에서 용호상박의 용쟁호투가 펼쳐져 나라를 온통 정치인들의 독무대로 붉게 물들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좋으냐? 행복하냐? 극단논리는 차지하고 분명한 것은 참 볼만할 것이다. 본 선거가 시작되기 전인데도 미래가 상반되는 인맥을 찾아 동분서주하는 후보들의 심정을 이해가 된다. 우리 지역의 정치권은 공천이라는 이름의 집안싸움에 숨 돌릴틈이 없다. 자기들 만의 축제요, 자기들만의 비극이다. 하지만 여의도 정치에 함몰된 정치보다는 유권자와 함께 숨쉬는 정치에 유권자들은 목말라 한다. 그러나 정당 정치에 길들여져 있는 그들은 오기(傲氣), 독선(獨善), 무능(無能), 무책임(無責任)의 소유자들의 정당 공천을 받아 후보가 된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대단한 영광이다. 그러나 유권자에게 국회의원이 되면 무얼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다만 유권자에게 “고치겠다” “바꾸겠다” “만들겠다”로 끝나는 후보의 말을 들어야만 하는 걸까.
현실에선 “공약(公約)”이 종종 “공약(空約)”이 되곤 한다. 지킬 수도 없고, 지킬 의지도 없으면서 일단 던져 놓고 보는 빈약속이 많기 때문이다. 대충 유권자들은 “선거란 원래 지킬 수 없는 공약을 난발하는 원래 그런것 아니냐”며 넘어간다.
당선된 후보에게 “무리한 공약은 솔직히 고백하고 할 수 있는 것만 하라”고 사면(赦免)과 충고를 동시에 해 주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흔히 “정치인은 말하는 입과 먹는 입이 하나라는 것을 잘도 이용”한다. 이런 정치인에게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하기조차 낯 뜨겁다.
이번 총선에서 싫든 좋든 유권자들의 판단으로 구입해야 한다. 구입한 국회의원이 불량품인지 규격품인지 식별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일단 구입하면 4년간 애프터서비스나 반품이 결코 안 된다. 그래서 때론 후회스러워도 4년간 참아야 한다. 그전에 불량품인지 규격품인지 유권자들이 잘 판단하여 올바른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것은 유권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요즘 선거 또는 경선을 앞두고 야릇한 소문이 꼬리를 물고 퍼져나가고 있다. 루머와 호기심은 이스트를 넣은 빵처럼 부풀어 오르기 마련이다. 터무니 없는 소문들로 난리를 겪는 코미디 같은 현실에서 등장인물들 중 누가 주인공 삐에로 인지는 말하기 힘들어 보인다. 경중을 논하기 힘들어도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틀리면 그만이란 심술로 남을 헐뜯고 모함하면서 뒤에 숨어서 즐기고 있다.
참으로 유치한 발상이 아니고 무엇인가. 원칙을 강조하면서 주어진 권한 행사하는 선거관리위원회는 무얼하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다만 금품만 오고 가는 것만 단속하는 건가.
말(馬)의 꼬리는 어느 정도 길지만 말(言)은 그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의 말 실수가 꼬투리 잡히면 그에 대한 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나가기 때문에 우리는 말을 조심하라고 이야기 한다.
귀와 입 사이는 불과 10㎝밖에 안되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천양지차이가 난다.
귀를 활짝 열고, 남의 말을 많이 듣고, 입을 조심하여 절제하는 정치인이 많을수록 막말도 덜하게 될 것이다.
국회의원의 말 한마디가 때론 정부나 사람의 운명을 좌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말의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그래서 생각의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이 없으면 말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가벼운 말은 그 생각의 천박함을, 조심스러운 말은 생각의 진지함을, 교묘하게 꾸민 말은 그 생각이 잔꾀로 꼬이고, 얽혀 있음을 감추기 어렵다.
이런 부류의 정치인들을 서대문구민들은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4년간 “애프터서비스”도 안 되고, 그렇다고 “반품”도 안 되니 “어쩌란 말인가”란 유행가 가사가 떠 오르게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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