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절은 봄이건만 새벽서리가 거친 것이 아니었다. 이내 동트자 산에 생강나무 꽃이 눈에 들었다. “봄은 봄이로구나”하는 짧은 감탄사가 다시 흘러나온다. 뒷산 정상으로 향하는 오솔길, 그 옆에 천년도 넘었을 참나무 속이 텅 비어버렸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이렇게 비우는 것인가보다 하였다. 속은 비었어도 가지는 역력히 살았다. 산새들이 하도 조잘거려 시끄럽다 하였더니, 아침부터 그 빈속에 하소하고, 공음의 답을 듣는 중이었다. 산너머 모처럼의 햇살을 만끽하는 아침 포행이다.마을에서 족히 2㎞는 떨어진 후미진 시골구석에 중이 혼자 사는 일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20.03.10 13:14
-
몇 억겁 쌓은 업보채우고 닦아서는시기만 마음 재워고움리 고운미소사바에 나투시어서만 중생에 스승이라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20.02.28 13:25
-
언론매체에서 댓글 조작에 관련된 기사들이 난무하고 있고, 정치세력들은 이에 매몰되어 접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 정권에서 저질러진 국정농단 사건과 군부대를 동원한 여론 조작의 적패가 청산되기도 전인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댓글 조작과 여론왜곡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폭력을 휘두르는 자에 대한 경우에서는 동요 없는 지혜로운 님에게는 또한 유위적조작도 없으니 그는 유위적인 조작의 노력에서 벗어나 모든 곳에서 안온을 본다”라고 설하였다. 여기에서 말하는 “유위적 조작이 바로 현대사회에서 인터넷상의 여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20.02.28 13:25
-
익을 대로 익어버린탈대로 타버린 꽃산사에 맴도는꽃이여 사람이여눈물이안으로 젖네소리없이 우는 꽃문혜관 시인1989년 사조문학 등단시집 「번뇌, 그리고 꽃」계간 불교문예 발행인불교문예출판부 대표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20.02.19 13:46
-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왕과 조인을 동등하게 대했다. 부자와 가난한 자를 차별하지 않고 서로 나누고 사랑하라고 가루쳤다. 잘할 일도 자랑하지 않았고 작은 허물도 숨기려 하지 않았다.인간적이고 자애로운 스승을 잃은 사람들의 슬픔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란 것이었다.오늘날 우리가 읽는 경장과 율장은 부처님이 얼마나 훌륭한 스승인가를 랑게 한다. 보통 사람들은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앞모습만 치장하기에 바쁘다.그런 사람일수록 돌아서면 뒷모습이 추악하고 구린내가 난다. 바닷가를 비롯한 악성비구들이 그랬다. 앞모습도 훌륭했다. 뒷날 신격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20.02.19 13:46
-
속살 훤히 뚫어 보인많은 계곡 물소리에두툼한 산허리도기지개를 켜고 앉아외양간 요령 소리에장단 맞춘 송아지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20.02.07 13:15
-
지금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일들이 내일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일 년 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 한다. 내게 괴로움을 주거나 불평을 주고 일 년 후 혹은 10년 후에도 괴로움을 줄 것이 명확하다면 하지 않는다.그런데 내생(來生)의 해로움과 이로움의 기준으로 지금의 행위를 분별하고, 선택하지는 않는다. 사는 동안 미래에 대해서 끊임없이 준비를 하면서도 누구에게나 오는 죽음 이후에 다음 생을 계획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막연히 기도하니까 당연히 극락왕생하지 않겠어, 설마 지옥은 안가겠지, 막상 다음 생을 위한 나의 행위에는 별로 관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20.02.07 13:15
-
물과 떨어져외로운 섬일 게다섬을 지나 섬이고또 섬을 지나 보길도라무딘 돌 뱃고동소리귀를 쫑긋 세운다.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20.01.20 14:29
-
동만 몇몇 사안에 대한 댓글을 보게 되었다. 참으로 낮 뜨거운 욕설과 막말로 도배된 것들도 낮 뜨거운 욕도 못하겠다. 최근 들어 “나라말싸미” 가 잇따라 나와 한글의 우수성과 창제과정, 실제로부터 우리 글을 지키기 위한 투쟁들이 부각되고 있다. 사람들에게 애민사상과 애민정신이 함께 가지고 있다.오늘날 우리의 문맹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거기에 곳곳에 널리퍼 져 있음을 우리는 잡아주어야 한다.그런데 요즘 전개되는 “조국드라머”는 욕설과 비속어에 각박해진 민심에 또다른 황폐화를 부추기고 있다. 조국 아내를 필두로 그의 가족 모두가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20.01.20 14:28
-
봉우리 눈 쌓여올 제울 엄니 지난 인고(忍苦)하얀 머리카락희끗희끗그 누가 아릅답다고저리 야단스레 웃는가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20.01.09 12:21
-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다음 총선을 앞두고 정당들의 이화집산이 일어나고, 정치 지망생들이 이당저당 돌아다니면서 공천을 위해 뛰기 시작했다.국회의원이 된다는 것은 정치 지도자로서 인정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런데 이를 주도한 정치인들에 대해 큰 실망을 갖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 고도정보사회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으나 정치는 아직도 386아나로그 시대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그렇지만 보조무사(普照無私)의 지도력을 갖춘 사람을 가려내고 지도력을 위임하는 일은 국민들이 몫이다.지도자는 그 국민들 속에서 출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20.01.09 12:21
-
달덩이 두둥둥실산장에 비쳐오면흰 벚꽃 물결치고4월의 어린 마을움터 나는하연 눈물로청산을 달린다.문혜관 시인1989년 사조문학 등단시집 「번뇌, 그리고 꽃」계간 불교문예 발행인불교문예출판부 대표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12.30 13:51
-
고요하고, 관대하고, 얼거나 잃는 것이 없는 사람은 유위적인 여론 조작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그렇지만 여론을 조작하여 일시적으로 비난으로 피하거나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곧 그것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과 돈, 명예 등 많은 것을 소유하려는 사람일수록 내려놓고 포기하기 보다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일시적인 여론 조정이나, 반대 선택한 가능성이 높다.내가 드리긴 했지만 간절한 기원을 담아 전한 위신력을 어머니의 역할이었다. 어머님의 자력(自力)과 공(功)이 역량으로 작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12.30 13:51
-
찬 사발에 얼룩지는짜리한 막걸리 잔한잔 부어 건네주어고향 얘기 사는 얘기구름도 먼 하늘에서내려와 오울린다문혜관 시인1989년 사조문학 등단시집 「번뇌, 그리고 꽃」계간 불교문예 발행인불교문예출판부 대표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12.23 16:16
-
보통사람들은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앞모습만 치장하기에 바쁘다.그런 사람일수록 돌아서면 뒷모습이 추악하고 구린내가 난다. 데바닷다를 비롯한 여성비구들이 그랬다. 부처님은 달랐다. 얼마전 설악산문(雪嶽山門)을 열고 대방무외(大方無外)한 선풍과 쉬운 법문으로 많은 국민과 불자들을 일깨워주던 무산스님이 우리 곁을 떠났다.스님은 늘 높은 곳보다 낮은 곳에 있기를 좋아했다. 만해대상시상식 때만 마을 이장이 시상을 하게하고 당신은 단아래 앉았다. 보시받은 돈을 아껴 장학금으로 내놓던 외롭고 힘든 사람을 보면 남몰래 도왔다. 그러나 스님은 남에게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12.23 16:16
-
삼천년 아니 던 길세월 속에 많은 부처고행에 고행하고편안히 열반하신수많은 역대 부처님어디가고천분만 남았나 문혜관 시인1989년 사조문학 등단시집 「번뇌, 그리고 꽃」계간 불교문예 발행인불교문예출판부 대표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12.10 12:48
-
언론매체에서 댓글 조작에 관련된 기사들이 난무하고 있고, 정치세력들은 이에 매몰되어 깊은 정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잇다.전 정권에서 저질러진 국정농단 사건과 군부대를 동원한 여론 조작의 적폐가 청산되기도 전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댓글 조작과 여론왜곡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고요하고 , 관대하고, 얼거나 않은 것이 없는 사람은 결코 유위적인 여론조작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그렇지만 여론을 조작하여 일시적으로 비난을 피하거나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곧 그것을 책임져야 하는 상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12.10 12:47
-
어느 임 눈물로 판애타는 마음인가어느 가슴 오려낸피맺힌 사랑인가불길로 타오르는 정(情)누가 있어 꺼줄까문혜관 시인1989년 사조문학 등단시집 「번뇌, 그리고 꽃」계간 불교문예 발행인불교문예출판부 대표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11.29 16:03
-
어느 심리학자는 아이들을 지나치게 칭찬하면 아이가 훌륭하지 않다는 게 언젠가 들통날까봐 불안해한다고 말한다.자만에 빠져 노력하지 않고, 남의 시선과 평가를 의식해 쉽게 좌절한다고 했다.교사들도 칭찬 스티커의 부작용을 말한다. 친구보다 스티커를 많이 받으려고 책을 한 번에 열권씩 빌려와 읽기도 한다. 선생님 스티커와 똑같은 것을 구해 오는 아이도 있단다. 옛사람들도 칭찬이 지나치면 독(毒)이 된다고 일깨웠다.인간 권력욕과 물욕들이 약자와 반대파를 제거하면서까지 자신과 패거리를 보호하려는 경향은 커지고 있는 것이다.무릇 세계적인 형상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11.29 16:03
-
긴 어둠 짓눌림에아무쪼록 탈피하고자뜨거운 불빛으로가슴을 태운다.서럽게 덜 일은 사랑그것까지 가져 태운다.
단신
황일용 발행인
2019.11.20 15:29